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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펀드 시장을 가다] ③ "고객의 신뢰를 잡아라"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시 : 2003.12.08 18:16:52
  • 조회수 : 13283

금융시장 동향을 실시간으로 체크하기 위해 블룸버그TV를 틀어놓고 있으면 거의 매일 듣는 뉴스가 있다. "어디어디 뮤추얼펀드가 펀드 부정 매매와 관련, 조사를 받았다.", "아무개가 펀드 스캔들때문에 사임했다.", "SEC 등 정책당국이 뮤추얼펀드 규제안을 만들고 있다." 등등.

뉴욕주 검찰총장 엘리어트 스피처가 카나리펀드를 시작으로 파헤치기 시작한 펀드 비리가 일파만파 월가를 뒤흔든지 이미 오래다. 스캔들의 파문은 연일 커져만 가고, 이름만들어도 알 수 있는 대형 펀드들이 온갖 비리를 저질렀음이 속속 들어나고 있다.

미국의 펀드 투자자들은 이제 어떤 펀드의 수익률이 가장 좋은가를 따지기에 앞서, 스캔들이 없는 펀드를 찾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뮤추얼펀드 회사들도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펀드 운용에 추호도 비리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고객의 신뢰를 놓치면 끝장"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자산 기준으로 미국내 10대 펀드운용사와 전문가들의 평판이 높은 5개 소형 펀드운용사에 대해 `투명성`을 조사했다.

마켓 타이밍이나 시간외 매매 등 사법 당국에서 제기한 변칙 매매를 어떻게 막고 있는지, 펀드의 포트폴리오를 주기적으로 공개하는지, 매니저들의 보수는 어떻게 결정하는지 등 몇가지 기준을 놓고 펀드운용사의 신뢰성을 검증한 것.

이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기본적 장치`라는 점에서 미국의 펀드산업이 의외로 기본에 충실하지 않고 있었음을 보여줬다.

◇마켓 타이밍 예방책

우선 마켓 타이밍(Market Timing)을 예방하는 장치가 있는지 여부다. 마켓 타이밍은 펀드 기준가가 낮을 때 펀드를 샀다가, 하루나 이틀후 기준가가 올라가면 펀드를 되파는 것으로 그 자체로 불법은 아니다. 그러나 일반 고객에 대해서는 마켓 타이밍을 하지 못하게 하면서 일부 큰 손들에게는 이를 허용, 말썽을 빚고 있다.

5790억달러의 자산을 자랑하는 피델리티는 마켓 타이밍을 막기 위해 단기 펀드 매매에 대해 0.25%에서 2%의 수수료를 물리고 있다.

뱅가드는 일년에 두 번 이상 한 개의 펀드를 샀다가 팔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인터내셔널펀드와 인덱스펀드는 60일 이내 단기 매매에 대해서는 2%의 수수료를 물린다. 마켓 타이밍이 주로 해외 펀드에서 발생했다는 점에 착안, 미국 이외의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에 단기 매매 수수료를 물리는 것이다.

미국내 자산 3위인 아메리칸펀드는 조기 환매 수수료가 없다. 대신 자체적으로 마켓 타이머들의 펀드 매매를 금지하고 있다.

펀드 스캔들로 SEC와 뉴욕 검찰에 적발된 퍼트남이나 야뉴스도 1%의 조기 환매 수수료는 있다. 원칙적으로 마켓 타이밍을 금지하고 있었지만, 편법적으로 비리를 저지를 대표적인 예다.

우리나라에서도 익숙한 오펜하이머펀드는 글로벌, 인터내셔널, 이머징 마켓 펀드에 대해서 30일 이내에 펀드를 되팔 경우 2%의 수수료를 물린다.

이들 대형사와 달리 소형 펀드 운용사들은 환매 수수료를 물리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닷지앤콕스, 롱리프파트너스, 브릿지웨이는 환매 수수료가 없다. 그러나 마켓 타이밍 매매가 있는지를 모닝터링하면서 초단기 펀드 매매자들을 색출해내고 있다.

◇포트폴리오 공개

펀드가 어떤 주식, 채권에 투자하는지 공개하는 것도 투명성의 한 잣대다. 펀드 별로 투자한 회사의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때 어떤 원칙에 따르는지도 중요하다. 이해상충이나 프런트 러닝 등 비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SEC는 펀드 운용사들에게 투자 자산 중 상위 10개사의 정보를 주기적으로 공개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일부 펀드 운용사는 포트폴리오 공개를 극도로 꺼리고 있지만, 펀드 스캔들이 확산된 이후부터는 자진해서 포트폴리오를 공개하는 펀드 운용사도 등장했다.

피델리티는 분기마다 투자 순위 상위 10개사를 공개하고 있다. 뱅가드는 매달 상위 10개사와 포트폴리오 분석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아메리칸펀드는 매달 상위 10개사를 공개하고, 분기별로 전체 포트폴리오를 내놓는다.

펀드 스캔들로 투자자산이 줄어들고 있는 야뉴스 캐피탈의 경우는 12월31일부터 30일 단위로 전체 포트폴리오를 공개키로 했다.

닷지앤콕스와 롱리프파트너스는 분기별로 전체 포트폴리오를 공개하고, FPA는 영역별로, 자산별로 매 분기 상위 10개 투자사를 공시한다.

일부 운용사들은 솔직하게 자신들이 펀드 운용을 잘못할 수 있음을 시인하기도 한다. 아메리카펀드가 운용하는 그로스펀드오브아메리카는 최근 21.1%라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아메리카펀드는 그러나 "이같은 높은 수익률이 유지될 수 없다"며 투자자들에게 추가 투자 자재를 요청했다.

FPA캐피탈펀드의 로버트 로드리게스 CIO는 "1984년 콘세코 주식을 매수함으로써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했었다"고 시인했다. 잘 할때만큼 잘못한 때도 있었다는 것을 인정함으로써,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겠다는 전략이다.

◇펀드매니저 보너스

매니저들은 도대체 얼마나 받고 있는가. 이는 펀드 운용사들마다 기밀로 하고 있는 것이지만,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자산의 돈을 운용하는 사람들이 어떤 인센티브에 자극을 받고 있는지를 알아야, 투자 위험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매니저 보수가 단순히 수익률에 비례한다면 운용자들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과도하게 리스크를 짊어질 가능성이 있다.

피델리치는 1년, 3년, 5년 운용 수익률을 감안해서 매니저들의 보너스를 결정한다. 중장기적인 펀드 운용 능력을 보겠다는 의미다. 템플턴과 퍼트남도 비슷한 규정을 가지고 있다.

뱅가드는 3년간의 상대 수익률을 기준으로 매니저 보너스를 지급한다. 아메리칸펀드는 4년간의 운용 수익률을 기준으로 한다.

채권 펀드로 유명한 핌코는 보너스 산출 기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그러나 핌코의 빌 그로스는 지난해 대략 4000만달러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펜하이머펀드 역시 보너스 기준을 밝히지 않았다.

소형 운용사들의 경우 회사의 수익과 매니저의 보너스를 연결하는 경우도 있었다. 닷지앤콕스와 와사치는 회사의 수익성을 감안해 보너스를 지급하고 있었다.

FPA는 특이하게도 수익률을 기준으로한 성과급은 책정하지 않고 있었다.

◇기타 투명성 강화장치

피델리티는 마켓 타이밍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기준가격 산정을 매우 엄격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뱅가드는 연평균 펀드 운용 비용이 전체 자산의 0.27%로 15개 조사대상 펀드 중 가장 낮았다. 닷지앤콕스가 0.54%로 뒤를 이었고, 와사치가 1.59%로 운용 비용이 가장 높았다.

아메리칸펀드는 매니저들에게 최소한 10만달러를 자사 펀드에 투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T로웨프라이스의 매니저들도 한개 이상의 펀드 상품에 직접 투자해야한다. 고객 돈과 자기 돈을 섞어 놓음으로써 명실상부 고객 돈을 자기 돈처럼 관리하게 만들겠다는 것.

롱리프파트너스의 내부 운용자와 가족들은 모두 4억달러를 자사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이들은 이해상충을 막기위해 다른 주식이나 펀드를 보유할 수 없다.

와사치는 펀드 수익률이 최고점에서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 보너스를 지급하지 않는다. 매니저 등 회사 직원들은 회사 펀드에 모두 2500만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회사 수익률과 자신의 운명이 한덩어리인 셈이다.

브릿지웨이는 최고 연봉을 받는 사람의 연봉이 최저 연봉의 7배를 넘지 못한다는 묘한 규정을 두고 있다. 연봉 차이가 커지면 매니저들간의 경쟁심이 커져서 펀드 운용시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심리학`에 근거한 규정이다.